韓日 국립박물관 손잡았더니…‘일본미 속살’이 드러나다 [요즘 전시]
韓日 국립박물관 손잡았더니…‘일본미 속살’이 드러나다 [요즘 전시]
Blog Article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특별전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에 출품된 ‘옷 모양 이불’. 옷처럼 보이는 에도 시대 이불이다. 한 쌍을 나란히 놓으면 부리를 벌린 학과 다문 학이 서로 마주 보게 된다. 이는 원만한 부부 사이를 상징한다. [연합]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특별전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 전시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국인의 정서를 대표하는 미의식으로 ‘한’(恨)을 꼽는다면, 일본인에게는 ‘아와레’(あはれ)가 있다. 벚꽃이 지고 단풍이 들고 낙엽이 흩날리는 자연을 남양주별내지구신일유토빌
바라보며 아쉬워하면서도 찰나의 아름다움에 가슴 벅찬 정서를 말한다. 이 감정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8세기의 ‘만요수’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가을 들판에 피어난 꽃 헤아려 보니 일곱 가지 꽃이 있네. 싸리꽃, 억새꽃, 칡꽃, 패랭이꽃, 마타리, 등골나물, 도라지꽃.”
에도 시대의 장식 화풍으로 이름을 날린 화가 오가타 고린에한부모가정 전세자금대출
게도 잠시 꽃피우고 지는 가을풀은 주요한 주제였다. 당시 유복한 상인 집안 여성들 사이에는 유명 화가가 직접 무늬를 그린 고소데(소맷부리가 좁은 기모노)가 유행처럼 번졌다. 고린은 고소데의 비단 위에 쪽빛의 그윽한 농담을 품은 도라지를 중심으로 억새, 국화, 싸리 같은 가을풀을 무성히 피워냈다. 그리고 마침내 한 폭의 시처럼 아와레를 품은 일본 중요문화재 대환대출상품
고린의 ‘가을풀무늬 고소데’가 한국에 당도했다.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특별전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에 출품된 오가타 고린의 ‘가을풀무늬 고소데’. [연합]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가을풀무늬 고소데’에 그려진 도라지꽃 확대. 이정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특별전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을 17일 개막한다. 일본 대표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도쿄국립박물관과 소장품 62점을 모아 공동으로 여는 기획이다. 도쿄국립박공무원신용불량자
물관은 일본 중요문화재 7건을 포함해 40건을 출품했다. 이 중 38건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개막 전날인 16일 만난 후지와라 마코토 도쿄국립박물관장은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 귀여운 캐릭터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다”며 “그러나 그 바탕을 이루는 일본미술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회화·서예·조각·도자·칠주택마련
공예·염직·고고 분야 등 다양한 소장품 중에 전시 주제에 부합하는 소장품을 엄선했고, (전시 출품작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시대순에 따라 장르별로 작품을 나열된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일본실과는 다르게 구성됐다. 교과서적인 틀에서 벗어나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일본미술의 다채로움이 네 가지 시선으로 관통되면서다미소금융창업자금
. 조몬 시대부터 에도 시대까지 약 5000년간의 일본미술사는 우선 ‘꾸밈’과, 이와는 상반되는 ‘꾸밈의 절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어 만물의 덧없음을 느끼는 애잔한 정서인 ‘아와레’, 놀이하듯 삶을 즐기는 유쾌한 ‘아소비’(遊び) 정서가 부각됐다.
와타나베 기요시의 ‘가한국투자저축은행서류
을풀을 그린 병풍’. 가을의 일곱 가지 풀에 속하는 마타리와 도라지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우키요에’의 대가 우타가와 구니요시의 ‘활기’ 연작 중 ‘료고쿠’. 요정 2층에서 젊은 여인이 스미다강 료고쿠 다리의 활증권사 적금
기 넘치는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 료고쿠는 에도 제일의 번화가였다. 이정아 기자.
권강미 학예연구관은 “미술품을 공부하려는 관점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작품에 담긴 아름다움에 주목하도록 기획했다”며 “물론 네 가지 시선으로 일본미술의 모든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감상의 지평을 넓히연중무휴대출
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의 백미는 일본 중요문화재 ‘물항아리’로 상징되는 다도 문화다. 찬란한 금빛 장식으로 성안을 가득 채운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의 무장들은 거칠고 투박한 찻잔을 아름답게 여기며 소중히 간직했다. 그렇게 16세기 무렵부터 일본에서는 어울리는 공간과 도구를 갖추고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차노유’(茶の湯)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다도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가 아니라, 평생 한 번 뿐인 소중한 만남을 위해 차를 대접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닦고 사람과의 관계를 가꾸는 정신 수양의 길이었다.
‘시바노이오리’라 불린 물항아리. 일본 중요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꽃 새무늬 발. 일본 중요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이 시기에는 조선이나 일본 각지에서 만든 꾸밈없는 투박한 도기가 다도 도구로 새롭게 조명받았는데, 한국인인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검소함이나 소박함과는 다른 취향이 깃들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종은 학예연구사는 “꾸미지 않고 갖추지 않은 듯 보이는 일본의 미의식 속에는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일본미술 특유의 절제된 풍경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전통 다색 목판화 ‘우키요에’의 대가 우타가와 구니요시와 도슈사이 샤라쿠의 작품도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놀이와 여가를 즐기던 사람들의 일상이 생생히 담긴 화면마다 해학과 재치가 깃들어 있다. 일본어로 ‘놀이’를 의미하는 아소비는 이처럼 미술에서 현실을 유쾌하게 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는 태도로 확장된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