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의 날, 뛰쳐나온 사람들... "연대할 때 서로를 지킬 수 있죠"

계엄의 날, 뛰쳐나온 사람들... "연대할 때 서로를 지킬 수 있죠"

계엄의 날, 뛰쳐나온 사람들... "연대할 때 서로를 지킬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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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민, 장재원, 이하람, 서자이 기자] ▲  지난 3월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학생 소셜투어 5기 : 민주주의를 그리는 여행> 첫 회차에서 국회의원 용혜인과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소셜투어) ⓒ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회 '대학생 소셜투어'는 대학생들이 모여 사회적 의미등록세 계산
가 깃든 현장을 탐방하는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회의 정기 프로젝트이다. 올해 3월부터 진행된 소셜투어 5기의 주제는 '민주주의'였다. 12.3 비상계엄의 기억을 가지고 모인 참가자들은 약 두 달의 시간 동안 민주화 운동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광장에서 목소리를 꾸준히 내 왔지만 존재가 가시화되지 않았던 여성·청소년·노동자·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조명하야간대학원
고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과거가 현재를 돕는다'라는 말을 뼈 아프게 실감하는 시간임과 동시에, 파면 이후 우리가 새롭게 그려갈 민주주의의 모습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계엄 이전에도 끊임없이 '시민'의 광장에서 배제되어 온 이들이 있다. 다양한 존재들이 목소아파트월세보증금대출
리를 내고 주목받았던 이번 탄핵 광장이 훗날 그저 '윤석열을 파면시킨 광장'으로만 기억되지 않도록, 광장 안에서 어떤 이야기와 감정이 있었는지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대학생 소셜투어 5기 : 민주주의를 그리는 여행>의 마지막 순서로,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켜갈 사람들> 구술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해운대부산저축은행
탄핵 광장에 나섰던 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기록하고자 했다. 연세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구술인터뷰 기획단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인터뷰를 기획하고 총 세 명의 인터뷰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 명은 모두 대학생/대학원생 신분으로, 각각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윤석열 탄핵까지의 과정에 함께한 사람들이었다. 저축은행학자금대출
12월 3일, 그날 밤의 기억 ▲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켜갈 사람들> 연세대학교·이화여자대학새마을금고 파산
교 구술인터뷰 기획단원이 신서빈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회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라 한국으로 유학 온 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한국학 석사과정에 재학 자동차 할부 계산
중인 신서빈씨는 지금까지도 생생한 계엄령 선포 당시의 순간을 들려주었다. "여의도 CGV에서 <위키드> 영화를 보다가, 영화가 끝나고 11시 넘어서 처음으로 계엄 선포 소식을 듣게 됐어요. 네덜란드에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무슨 일 있냐'라고 연락이 많이 와 있더라고요. 국회 바로 앞에서 있었던라이스신용평가정보
상황이었기 때문에 패닉이 왔죠." 영화가 끝나고 휴대전화 전원을 켜자마자 쏟아지는 연락에 급히 확인한 네덜란드 뉴스는 30여 분 전 한국에 계엄령이 선포되었음을 속보로 알리고 있었다. "모든 게 비현실적이었다". 그는 당시 패닉에 빠진 친구들을 데리고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의 집으로 몸을 피했다.윈도우7농협인터넷뱅킹
"어떤 일이 벌어지든 죽을 각오로 나갔어요.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몸집이라도 생길 거 아니에요. (중략) 그런데 우리만 뛰어가는 게 아니었어요. 어떤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있고, 어떤 사람은 택시에서 내리고 뛰어가고… " 수많은 사람들이변동금리란
국회 앞으로 모였고, 서빈씨는 그들과 함께 계엄 해제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군인과 경찰이 모두 국회를 떠날 때까지 새벽을 꼬박 새워 국회 앞을 지켰다. 그는 한국 국민들이 역사와 현재 속에서 국가폭력과 쿠데타를 경험 했고, 그에 맞서 이겨냈던 강렬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날 행동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다른 과거를 만들어갈 우리의 책임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과 민주주의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권력자. 우리는 이미 이를 목도했고, 우리가 지나온 과거는 다시는 같은 피를 흘리지 않도록 현재를 일으켜 세웠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 자리를 지키게 했다. "계엄 철폐 독재 타도", 피부에 새겨진 낡은 구호를 다시 외치며, 어렵게 피워낸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현재의 사람들을 다시 불러냈다. 서빈씨에게 우리가 미래에 건네 주어야 할 현재는 어때야 할지 물었다. 피 흘린 과거가 현재를 구한 것처럼, 우리의 현재도 먼 훗날 과거가 되어 미래를 구할 수 있을까. 우리가 우리 세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정치가 물론 매일 고민해야 될 건 아니지만.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매일매일 경험하는 게 정치에 의해서라는 걸 이해하는 정도까지는 가야 되지 않을까." "정치를 일상에서 멀리하고 무시하는 게 기득권이 원하는 것"임을 힘주어 말한 그는, 정치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것인 만큼 우리가 양도한 권력이 우리의 뜻대로 잘 쓰이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의 뜻대로 권력을 쓰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정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를 살아가고 싶은지 스스로 치열하게 사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삶과 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한 깊고 풍부한 상상력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외친 '민주주의'는 어느새 알맹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난 인터뷰이들은 민주주의라는 캔버스 위에 각자 어떤 그림을 상상하고 있을까. 이제부터는 인터뷰이들의 언어를 따라 그 조각들을 모아가고자 한다. 소외되는 목소리가 없어질 때까지 두번째 인터뷰이인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부과정에 재학중인 범서연씨는 자원봉사자이자 기수로서 수차례 집회에 참가하며 민주주의의 회복에 목소리를 냈다. 그에게 탄핵 이후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그리고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서연씨에게 민주주의란 "누구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에 의해서 막히는 일이 없는 세상"이라고 한다. "항상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자세. 그런 건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하고 싶은 말을 다른 사람 앞에서 못 하게 되면, 내가 앞에 가가지고 대신 말해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중략) 적극적으로 누군가는 듣기 싫을지도 모르는 말을 하게 하는 것도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마이크와 스피커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의 언어는 공론장에서 발화되고 다루어질 기회도 얻지 못한 채 허공에서 맴돌고는 한다. 이와 같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나와 다른 존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뷰이의 말을 통해 상상한 민주주의 사회란 모든 사회 구성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회이며, 혹여 모두의 말이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반영되진 못하더라도 모두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이다. 서연 씨는 자신의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도 호명되지 못한 존재와 함께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깃발을 아직 기증을 안 하고 남겨놓고 있었거든요. 혹시라도 뭔가 다른 일이 생기면 그때 다시 깃발을 들고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침묵과 두려움을 넘어서게 한 것은 세번째 인터뷰이인 권태진씨는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계엄을 접했다. 그날 밤부터 대자보를 작성하고 이튿날 동이 뜨자마자 인쇄해 캠퍼스에 부착했다. 모두가 계엄의 여파로 삭막한 공기에 휩싸여 있던 날, 태진씨는 수없이 많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와중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심했고, 학생으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제 지도 교수님이 '여러분 우리 연구실 막내가 이런 걸 써서 붙여놨어요'라고 되게 기특하다고 한 톡이 올라왔는데 이제 그게 올라갔을 때… 하트가 거기에 막 달리는 걸 보면서, (중략) '내가 아주 틀린 걸 하지는 않은 거구나'라는 위안과 응원을 받았죠." ▲  지난 12월 4일 권태진씨가 작성하여 부착한 대자보. 익명의 학우의 연대 메시지가 붙어있다. ⓒ 권태진 복잡한 심정으로 교내에 대자보를 부착한 후,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자신이 해낸 일이 올바른 길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태진씨의 두려움은 더 큰 용기로 바뀌었다. 그는 집회에 나갔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 두려움을 모든 사람이 함께 갖고 있으면 오히려 용기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면 안 된다"라는 감각을 나누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설명한 광장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실체적인 공간이었다. 광장은 많은 이들의 울분과 답답함이라는 정동이 상호 연결됨으로써 집합적으로 승화되는 사회적 장이었던 것이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도 이와 같은 어쩌면 단순한 감각, 즉 나와 같은 심경을 공유하는 동료 시민이 있다는 감각은 초월적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한다. "내가 쓰진 못해도 네가 함으로써 좋은 거고, 내가 광장에 나갔지만 너도 있으니까 함께 위안이 되는 거고, 위로가 되는 거고, 그랬던 거죠. 우린 함께 사는 사람들이 연대할 때 우리는 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겠죠." 다정함으로 지켜내는 민주주의 "다정해야 돼요. 우리는 누군가한테 꼭 다정해야 돼요. 나와 다른 사람을 우리는 꼭 한번 만나봐야 돼요. 들어봐야 돼요. 그래서 좀 품을 줄 알아야 돼요. 그래서 좀 다 같이 함께 이야기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인 것 같아요." 민주주의는 다정함 그 자체라는 인터뷰이의 말은, 우리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민주주의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다정한 마음에서 시작되며, 그 다정함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체로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인터뷰이인 신서빈, 권태진, 범서연씨는 민주주의를 제도 이상의 것으로 바라보며, 상대방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그 본질을 찾았다. 각각 경청과 비폭력적 대화의 공간, 다정함과 이해의 중요성, 자유와 평등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했다. 민주주의가 무엇이냐는 어렵고 추상적인 질문에 대해, 세 인터뷰이는 다른 위치와 그간의 삶의 궤적 속에서 각자만의 언어로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세 인터뷰이의 말에서 공통적인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두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적 장치나 법적 틀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이해, 그리고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결국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대화하고 나누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민주주의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실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제도적 민주화를 넘어 실질적 민주화로 나아가려면 ▲  지난 4월 4일, 소셜투어 참가자들은 윤석열 파면의 순간에 함께했다. (사진=소셜투어) ⓒ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회 두 달간의 소셜투어와 그 종착역으로서의 구술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우리 기획단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구체적인 삶의 실천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일반 시민들의 삶 속에서 유리되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의 관계와 태도 속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끊임없이 듣고, 소통하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존재의 평등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조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첫째로, 다른 존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심신의 여유가 존재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치열한 경쟁이고 나의 안위를 위해 다른 누군가는 불행해야만 한다면, 다른 존재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호흡할 마음의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역차별'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타자를 나의 동료 시민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이질성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개인을 실존적 불안감과 고립감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기반이 형성되어야 한다. 우리는 각자가 처한 특정한 사회적 맥락 위에서 삶을 살아가고, 세상을 인식한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체를 느끼고 인간적인 여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 사회구조적 조건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로,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 교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는 교류를 꺼리고, '정치적' 대화는 금기시 하는 풍토를 느끼곤 했다. 어차피 통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지레 겁을 먹고 대화를 포기하곤 한다. 그 장소가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건설적인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나의 생각이 전부가 아닐 수 있으며, 어려워도 서로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사회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시공간의 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 배제되는 이 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의견을 드러내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그러한 시민 사회의 공간을 만들어 가고 확장해 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만의 대답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각자가 그리는 구체적인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개인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타자와 공유하고 실천하며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다양한 제도적, 문화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개인들의 고민과 실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 질문들을 던지며 살아가는 시민들이 이루어내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 사회가 아닐까. 민주주의는 자동적으로, 또는 상징적인 선언 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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